얼마전, 주인을 따라 버스에 올라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강아지를 보고 생각했다. '
훈훈하구나,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먹을 것 생각을 할까, 버스가 빠르고 시끄럽다고 생각할까, 주인이 쓰다듬어주지 않아 서운해하고 있을까, 옆집 강아지 생각을 할까 등등. 그런데 살짝 놀랐던 것은, 그 정답을 전혀 알 길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기들도 마찬가지다.
"별 생각이 있겠어? 멍하니 있는 거겠지."라고 넘기면 그만이지만, 너무나 인간적인
(아기의 경우는 실제로 인간의) 얼굴 속에 어떤 "기분"이 담겨있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순간이 있다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큰 눈, 둥근 형태, 짧은 팔다리 등이 귀여움의 요소로서 이는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도 하지만, 알 수 없다는 점도 귀여움의 한 요소가 아닌가 싶다.
재밌는 것은, 미지가 귀여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귀여운 대상과 두려운 대상은 실은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닌가 하는 것. 두려움과 증오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애정과 증오도 실은 미세한 차이에서 비롯될 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