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일찍 도착할 예정이었던 3시 수업, 2시 25분 전철 환승역에서 전철이 들어오질 않은채 15분 대기. 선로에 사람이 뛰어들었단다. 2시 40분에 출발한 전철은 타고 가만히 있었더니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 내려서 반대편 열차를 타고 되돌아와 다시 원래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데 전철이 안 온다. 운행이 중단되어 셔틀버스를 제공할 예정이니 밖으로 나가란다. 셔틀버스 대기 1시간 30분. 햇빛은 유난히 뜨겁다.
셔틀버스를 타고, 평소 전철로는 15분 거리를 40분이 걸려 도착, 다시 지하철을 타고 학교 도착한 것이 5시.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수업은 3시였다... 집에서 나왔을 때부터 계산하면 4시간이 걸려서 30분 수업을 들은 것이다.
아니 이거 뭐, 좀 그렇다고. 물론 아무렇게나 재미 삼아 선로에 뛰어든 거야 아니었겠지만, 아무리 남들에게 분풀이라도 하고 세상 떠나고 싶었다고는 해도, 이건 좀 그렇잖아. 길에서 2시간 반을 발이 묶여야 하는 다른 사람들은 무슨 죄야. 차라리 파리 중심가였으면 돌아갈 교통편이라도 있지. 물론 자살하려는 사람이 그런 것까지 생각할 여유가 있겠냐마는...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참 싫더라. 그래도 사람이 죽었는데 말이지. 물론, 처음부터 어려워서 겁나던 수업에, 파업 중 수업 재개 연락을 제대로 못 받아 2시간이나 벌써 놓쳤고, 종강은 앞으로 길어야 2주니까 더 초조해진 건 있지만, 내가 너무 각박하게 살아서인가봐, 그래도 사람이 죽었는데 작은 추모의 마음이라도 가져야지, 하고 반성했다. 근데, 얘네들은 "그런 이기주의가 어딨냐"면서 욕하데. 왜 마지막 길까지 굳이 사서 욕을 먹으면서 가니.
어쨌든 7시 약속장소로 이동을 해야겠는데, 다시 지하철을 탄다는 게 너무 싫은 거라. 버스를 타고 일부러 국철역으로 향했다. 근데 열차가 들어왔는데 출발을 안하네. 10분쯤 기다렸을까, 안내방송. 이쪽 선로에도 사람이 뛰어들었단다. ... 이번엔 정말 욕이 나오더라. 한일불영 4개국어로 욕이 쏟아져서 정보의 병목현상 어버버. 아 진짜, 너무하잖아 이거. 30분 걸어서 다시 전철역으로 간 뒤 1시간 걸려서 약속장소 도착. 약속시간 1시간 30분 초과.
5월 20일은 파리 지하철 선로 점거의 날이다. 이런 날은 이왕이면 국경일로 지정해서 선로 점거가 시민에게 끼치는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시는 이런 꼴 당하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