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일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설겆이는 자주 해왔고, 그러면서도 그릇을 깨본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은 나의 작은... 자랑? (미래강사 메구루 풍으로) 실제로 스무살이 될 때까지 설겆이 하며 그릇을 깬 적은 아마도 2번 정도 뿐. 설겆이가 아니라 해도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5학년 때였나 알탕을 담은 비싼 유리 냄비를 계단에서 넘어져 와장창 깨먹었던 것은 굉장한 트라우마로 남아 있지만... 아니 넘어지면서 손을 짚은 바닥엔 이미 깨진 유리 냄비 조각들이 가득, 게다가 시뻘건 알탕의 참상, 아악. 지금 생각해도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아.
그런데 작년에는 근 **년에 걸친 기록을 작년부터는 급격히 갱신하기 시작했다. 작년 초에 아파서 어버버거릴 때 밥공기를 깨고, 이사 직전에 유리병과 머그컵을 깬 것에 이어, 작년 말에 또 머그컵 하나, 또 밥공기 하나, 또 유리잔 하나를 깨더니, 올해 들어서도 줄곧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진정 놀라운 것은 지난 한 달간의 기록이어서, 또 머그컵, 잼이 들어있는 병을 깨고, 심지어 초대받아 간 집에서 와인잔을 깨먹기까지... 물론 그중에서 설겆이 하다 깨먹은 것은 일부에 불과하지만... 그릇이 하나 깨질 때마다 철렁하고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자존심이 산산조각나는 이 기분이란. 나는 뭔가에 씌이기라도 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