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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병.

아 사실 지름이니 지름병이니 하는 말 좀 쓰고 싶지 않은데 말이지. 왠지 얼리어답터 쪽 사람들 쓰는 말 같아서 말이지. 그 사람들이 다 그런 건 절대 아니지만, 꼭 불필요한 것을 작은 필요에 의해 돈을 쓰고는 뭔가 합리화를 하고, 지혜롭지 못한 선택을 했음을 인정하지 못하기에 사용의 불편을 온갖 꼼수로 커버하려다 보니 배보다 배꼽이 커지고 정작 사용은 결국 번거로워지는.. 그런 경우들이 참 보기 답답하단 말이지. 그건 뭐 그렇다 치고. 하여튼 지름병에 걸린 것 같다. 다리 한 쪽이 불편하다 보니 아무래도 판단력까지 흐려지고 있는 것 같아.

그 발단은 우선 노트북에서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쓰고 싶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것만 해도 그래... 애초에 맥북을 선택한 큰 이유 중 하나는 내장 코어오디오의 퀄리티였거든. 윈도 기반의 노트북을 사면 wav 편집 이상의 간단한 작업을 하기 위해서도 별도의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니까. 그래, 노트북은 어디까지나 서브 용도니까 간단한 작업만 할 수 있으면 되고, 그렇다면 맥의 코어오디오 수준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거였단 말이지. 근데 쓰다보니까 본격 DAW 작업은 안 하지만 그래도 이게 지나치게 안정적이라 믿을 수가 없는 것이지. 이렇게 안정적일 수 있다니 욕 나오고 눈물 나온다 이 말이지. 더구나 아직까지 허우적거리고 있는 데스크탑의 윈도와 지나3G를 생각하면 이건 뭐 비교되는 정도가 아니란 말이지. 거의 김연아와 내가 피겨스케이팅으로 겨루는 걸 보는 것 같아. ...나를 아는 사람들, 상상하지 말고; 그 정도로 안습이다 뭐 그런 얘기임.; 그러다 보니 욕심도 나고, 자꾸 이걸로 뭔가 더 활용하고 싶고, 라이브 용도로도 써보고 싶고, 그러려면 역시 이어폰 단자 하나 있는 맥북의 아웃풋으로는 부족...

말이 나온 김에 싸고 간단한 인터페이스 하나 장만할까 생각하다 보니, 데스크탑의 상황이 너무나 서글픈 거라. 오늘도 작업하다가 속 터지는 줄 알았네. PCI 방식의 한계일 거야. 그래, USB 방식을 사서 데스크탑과 맥북 양쪽에 사용하는 거다. 하고서 살펴보는데. ......예쁜 게 없어...... 그래서 파이어와이어 방식을 고를까 생각해봤지만, 데스크탑에는 파이어와이어가 지원되지 않는 관계로 별도의 파이어와이어 컨트롤러를 사야 한다는 것. 가격은 뭐 2~3만원이면 떡을 치는 모양이지만, 안정성을 이유로 PCI 카드를 버리려는 이 마당에 PCI 방식의 컨트롤러를 새로 추가한다는 것이, 그게 문제 일으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 아니겠어. ...까지 생각했는데 "요즘은 파이어와이어가 말썽피우는 일은 거의 없는 모양이더군요"라는 K님의 말에 또 귀가 팔랑;

하여튼 이 모양새는 마치, 기존에 쓰던 컴팩트 디지털카메라와 저장 미디어를 함께 쓸 수 있는 DSLR을 사기 위해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비싼 카메라를 고르고는 새 카메라가 USB 연결이 되지 않아 결국 리더기까지 구입한다든지 하는! 얼리어답터들 중의 일부 삽질족; 들의 행태와 묘하게도 닮아 있다! 싫어! 안돼! 게다가 생각을 해봐, 아무리 맥북이 안정성이 높고 듀얼 코어라서 실질적 퍼포먼스는 더 뛰어나다고는 해도, 제대로 DAW를 하려면 하드 용량도 부족해서 외장 하드도 사야 할 것이 뻔하고, 또 하다보면 퍼포먼스 부족 혹은 발열에 한계를 느낀 나머지 맥북프로로의 전환을 생각하게 될 거고, 그러다보면 또 안 되겠다 싶어서 데스크탑 맥 프로로의 전환을 생각하게 될 거고... 이런저런 vst 가격들까지 생각하다 보면 이건 천만원도 옆집 개밥그릇 이름... 하앍, 나는 한쪽 발을 늪 속에 집어넣고 있었던 거야! 그것도 다친 왼발 말고 성한 오른발; 꺼내려면 다친 왼발에 힘 줘야 하는데.;

그래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어느새 파이어와이어 쪽을 위주로 몇 가지를 비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 하앍 무서워...... 포토로그의 이 사진들은 그냥 예쁜데 지우기 아까워서 올리는 것 뿐이야, 차, 착각하지 마!



.........그렇다, 또 결국 고르는 기준은 예쁜 것.... -ㅅ= 뭐 실은 더 예쁘고 짱짱한 물건이 몇 개 있긴 하지만 너무 비싼 건 제외하고. 지나3G의 중고 거래가가 30만원인 것 같으니까, 걔 팔면 0원에서 18만원 정도의 추가금 정도로 가능할 것 같다. 인터페이스 없으면 불편하니까, 뭐가 됐든 사서 인스톨한 다음에 팔아야지. 사파이어는 일단 DSP가 너무 기대되고 사파이어 LE는 번들도 제법이고(벌써 번들까지 체크하고 있다 -ㅅ=) 까만 맥북이랑도 어울릴 것 같고... 오디오파이어4는 무난하고, 오디오파이어2는 간편하고 귀엽고, 오디오컨트롤1은 컨트롤러가 유용할 것 같고, 커넥트8은 잘은 모르겠지만 무지 예쁘고!... 자, 잠깐, 어느새 사는 걸 기정사실로 만들어놓고 있어, 무서워!

그나저나 아무래도 지나3G는 좀 고장이 있는 것 같아서. 팔 때 팔더라도 상태는 정확하게 파악을 해봐야 하는데. 실제로 고장이면 A/S라도 받아서 팔아야 되는데 -ㅅ= 아무래도 PCI 슬롯을 바꾸면 훨씬 잘 작동할 것 같은 기분이... 왜냐면 처음에 꽂았을 때 막 어버버하다가 옆 슬롯에 꽂으니까 한참 잘 되다가 최근 들어서 다시 말썽이니까. 그 사이에 하드웨어에 뭔가 변동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니까... 음... 뭐, 그래서 정상이라면 인터페이스를 새로 살 이유의 반은 없어지는 셈이기도 하고. 근데 이거 한번 뽑았다 끼우려면, 구석에 잘 놔둔 본체에 주렁주렁 달린 선들 다 뽑고 한바탕 난리 쳐야 하는데. 다리가 이러니까 역시 귀찮... -ㅅ= 라식한 다음에 주말을 이용해서 할까. 아, 모르겠다. -ㅅ=
by 퍼프 | 2007/09/17 22:32 | 공부합니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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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누렁이 at 2007/09/18 00:19
ㅎㅎㅎㅎㅎㅎ 신정아 디워 어쩌구 하는 포스팅들 사이에서, 이 글 참 웃깁니다!!
Commented by 퍼프 at 2007/09/19 09:02
누렁이/ 아니 이 글이 어때서효...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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