갔다 온지 며칠 됐지만서도. 별로 대단한 쓸 얘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서도. 여튼.별 생각 없이 먹은
문어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아니 문어 초밥이 이래도 되는 거야? 싶은 느낌. 솔직히 당황스러웠던 게, 문어 초밥이 그렇게 맛있는 음식이라고는 한번도 생각해보질 못했거든요. 많이들 얘기하는 혼마구로 같은 것도 아니고. 말하자면, 스매싱 펌킨스의 공연을 보러 갔는데 무명의 오프닝 밴드에게서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의 느낌? ; 아니 이게, 포실포실하고 촉촉하고 말캉한 것이 아주..;; 제가 갔던 날만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스시를 먹고 감동한 베스트5 안에 충분히 들 만큼 맛있었어요.
연어는 조금 실망이었는데. 음, 요즘 회전초밥은 왜 연어에 다 소스와 야채를 얹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애초에 연어와 초밥만으로 된 것을 좋아하는데요. 이 경우는 특히 소스가 좀 뭔가, 연어의 맛을 가리는 듯한 기분이 많이 들었어요. 도미도 조금, 마른 것을 집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쉬움이 남았고.
(도미가 맛있으면 가게가 무슨 짓을 해도 용서가 되는 타입이라서요.; ..그래서 대부분의 초밥집에 원한을 가져본 바가 없는지도; )디저트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게 많이 돌고 있었는데. 케이크 같은 것들이 딱 보기에도 트렌디한 맛을 자랑할 것 같은 모양새들이었습니다. 어디서 받아오는지 모르겠지만. 교대생들이나 주위 OL들에게 사랑받을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양갱을 집었습니다만
(........) 아니 양갱이 왜 이렇게 맛있어요.
도미는 비닐 안 얹어줬는데 양갱은 비닐까지 얹어서 마르지 않게 한 것을 보면, 혹시 아리마의 주력은 회전디저트.. 여튼, 팥의 풍미가 살아나면서도 매우 산뜻하고, 전혀 달지도 않고. 훌륭하네요.
가게는 굉장히 고급스럽다는 느낌. 게다가 서비스도 아주 세세해서, 장어나 메로구이 같은 걸 집기만 하면 직원이 어느새 달려와서 뺏아갑니다.;
"따뜻하게 데워드릴게요." 미소시루도 한 두어번 마시면 와서 채워주고. 자상하다는 느낌이기도 하지만, 약간은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전 좀 손님을 내버려두다가, 직원을 찾으면 금세 와서 친절하게 해주는, 그런 걸 좋아하거든요. 게다가 회전초밥이란 건 애초에 고급음식이 아니잖아요? 아니, 고급이긴 고급인데. 뭐랄까, 원래는
"비싼 스시를 눈치 보지 않고 주머니 사정과 입맛에 맞춰 <알아서> 먹기 위한" 곳이라고 알고 있는데. 뭐, 변하지 않는 게 없는 것도 사실이겠고, 일본인과 한국인이 원하는 서비스가 다르다는 점도 있겠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서비스 속에 작지 않은 볼륨으로 꾸준히 흐르는 씨야의 음악 같은 것은;; 분명 정통 일본 회전초밥집의 그것을 가져온 것일 텐데 말이에요.
(사실 회전초밥집에 최신가요 틀어놓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오리콘 챠트 1~10의 제이팝을 트는 것도 조금은 웃긴다는 생각도 들어요. 뭐, 로바다야끼와는 또 다르겠지만요.) 꼭 싫다거나 불만이라는 건 아닌데, 어딘지 아이러니하다는 느낌과 함께 로컬라이징 혹은 번역의 문제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님들 지금 문어 무시하나여 아놔 짱나네여 교대 앞 아리마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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