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프레스 구매를 검토 중이신 분들을 위해서 써봅니다. 프렌치 프레스 가격이니 하는 검색어들도 많이 걸려들고 해서요. 낚시가 아니었음에도 결과적으로 그분들께는 낚시가 된지라;
본격 유익 블로그를 지향하는 의미에서 사죄의 의미로 써봅니다-ㅂ=
아유 겁나네 그려. 스타벅스 프렌치 프레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라고는 해도,
Bodum이라는 포르투갈 회사 물건인데요, 예전에 쓰던 프렌치 프레스(커피빈 구입)도 같은 회사여서 그냥 똑같겠거니 하고 구입했습니다. 아는 것도 별로 없으니 길게 쓸 것 있냐 싶었는데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접습니다.
우선 커피빈에서 구입한 기존의 프렌치 프레스 얘기부터 해볼게요. 스타벅스에도 똑같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스타벅스 판매 제품은 프레임에 스타벅스라고 새겨져있더군요. 금속 프레임에 유리병으로 돼 있으며, 매장 직원에게 물으면 "3~4잔이 나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주의하셔야 할 부분은, 이 "3~4잔"이
우리가 생각하는 머그잔으로 3~4잔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딱 보기에도 머그잔 3잔이 나올 용량이 돼 보이진 않죠. 호텔 커피숍에서 쓰는 에스프레소더블 잔 정도로 3~4잔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머그잔으로는 2잔 정도가 나옵니다. 식후에 한두 잔 정도 즐기기에는 적당합니다. 정확한 가격은 생각나지 않는데, 1만 5천원 전후한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스타벅스에서 구입해 지금 쓰고 있는 아이는 더 큽니다.
(비교 사진을 올리면 좋겠지만 사진 찍기도 귀찮고, 무엇보다 먼저 쓰던 아이가 깨져서 버렸습니다-ㅂ=) 매장 직원의 말로는 6~8잔이라고 하는데, 실제 머그잔에 따라보면 4잔 정도 나옵니다. 커피를 내려놓고 줄기차게 마셔대는 저 같은 사람에게 적합한 제품이지요.
(조금 뒤에 또 쓰겠지만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똑같은 이미지를 찾지 못해 최대한 닮은 사진을 골라봤는데, 사진처럼 검은 플라스틱으로 프레임이 돼있습니다.
(제가 산 제품은 유리 부분에 반투명으로 둥글둥글한 스파이럴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플라스틱이라는 점에는 불만이 없습니다만
(오히려 뜨겁지 않고 좋죠) 따르는 주둥이가 포함된 유리 부분이 고정돼 있습니다.
(위의 작은 모델은 프레임과 유리 부분이 따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주둥이가 살짝 왼쪽으로 기울어 있어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손잡이를 오른손에 쥐고 따르기 좋다는 것입니다. 왼손잡이분이나, 저처럼 작업용 책상의 왼쪽에 티테이블을 두던 사람들에게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꿔보려고 돌려봤는데 잘 안 돌아가네요. 구입 가격은 스타벅스에서 2만 7천원입니다. 스타벅스에서는 이보다 한 사이즈 큰 아이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커피 프레스의 단점을 먼저 얘기할게요.
1. 커피를 만든 다음의 뒷처리가 조금 불편합니다. 전에는 여과지를 이용한 핸드드립을 했었는데, 그때는 여과지를 꺼내서 그대로 버리고 깔대기를 씻기만 하면 됐거든요. 그리고 여과지에 남은 커피 찌꺼기는 담아서 냉장고 냄새 제거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었구요. 그런데 커피 프레스를 이용하면
1) 우선 프레스 부분을 3단분리해서 따로 씻어야 합니다. 대단히 번잡스러운 건 아니지만, 일단은 손이 더 간다는 건 분명하죠. 귀찮아서 합쳐진 상태대로 씻다보면 커피 가루가 사이사이에 끼기도 하고, 그걸 빼내려고 벌려서 씻다보면 사이가 벌어지기도 하고 안 좋습니다.
2) 그리고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하기도 마땅치 않습니다. 프레스를 끝까지 눌러도 바닥에는 어느 정도 물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여과지의 경우처럼 그냥 놔두면 마른다든지 하지 않아요. 그래서 젖은 가루를 마사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라면 나쁘지 않겠지만, 냉장고 제취제로 사용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냉장고 안에 물에 섞인 커피 가루가 쏟아지는 경우를 당해보셨다면, 얼마나 악몽인지 아실 거예요-ㅂ=)
2. 가루가 완전히 여과되지 않습니다. 커피를 따라서 마시다보면 잔 바닥에 가루가 가라앉는 게 보이실 겁니다. 그러니까, 따르자마자 마시면 가루와 함께 마시는 거죠. 이 때문에 "텁텁하고 강렬한 맛이 프레스의 진미!"라는 분도 계신 것 같습니다. 확실히 풍미가 진하다는 느낌은 있어서 좋습니다만, 따라놓고서 여유 있게 마시다보면 막판엔 물 반 가루 반이 되어서 좀 마시기 부담스러운 건 사실입니다-ㅂ= 여과지에 비해서 필터가 촘촘하지 않다는 것도 일부 이유가 되겠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프레스해둔 채 오래 놔두면 왠지 커피가 연해지고 있다는 기분도 듭니다.. 그래서
1) 되도록 가루를 굵게 갈아서 써야 하며, 2) 프레스한 뒤 되도록 빨리 마시는 게 좋습니다(이 부분에 관해서는 맛이 달라진다든지 하는 다른 이유들도 본 바 있습니다만, 별로 아는 바가 없는 제가 괜히 종알대기는 뭐하구요.).
다음으로 장점. 커피 프레스를 사용하면 에스프레소 머신처럼 큰 돈을 투자하거나, 핸드드립처럼 고난도의 손기술과 정신집중을 하지 않아도,
양질의 진한 커피를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프레스를 서서히 눌러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누를 때의 저항감도 좀 있어서, 왠지 아슬아슬한 기분도 제법 즐겁습니다-ㅂ=
사용법은 동봉된 매뉴얼에 각국어로 친절하게 쓰여있으니 굳이 설명할 게 없겠지만, 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포인트 위주로 짚어가며 설명을 하자면 이렇습니다. 뚜껑을 열고
굵은 커피 가루를 담고,
끓는 물을 잠시 식혀서 붓는다.
플라스틱 스푼이나 젓가락으로 잘 저어준다.
3분 정도 기다린다.
(여과지를 이용할 때 커피 가루가 "열리도록" 시간을 주는 것과 비슷한 의미로, 잘 우러나도록 기다려줘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래 놔둘 수록 진해진다는 말도 하는데, 3분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프레스 뚜껑을 얹고,
주둥이 부분이 막히도록 뚜껑을 돌린 다음 천천히 눌러준다.
(주둥이 부분이 열린 상태에서 누르면, 뭐 심각하게 그런 경우를 당해보진 않았습니다만, 안에서 뜨거운 공기가 쏟아져나와 다칠 수 있다는군요.) 주둥이가 열리도록 뚜껑을 돌린 다음
따라서 마신다. 다 마시고 나면 뚜껑을 열고 프레스 부분을 돌려 3단 분리를 하여 세척한다. 끝입니다. 간단하죠?